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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 1%의 우정 (장애 인식, 우정, 편견 극복)

by sweetonion 2026. 6. 13.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가 이렇게 사람 마음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걸까요. 「언터처블: 1%의 우정」을 처음 봤을 때, 저는 고등학교 시절 장애인 복지관에서 마주쳤던 한 분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제가 얼마나 어색하게 굴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틀린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는지를 이 영화가 정확하게 짚어냈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 장애 인식,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언터처블: 1%의 우정」은 전신마비 장애인 필립과 그의 간병인 드리스 사이의 우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여기서 전신마비란 척수 손상 등으로 인해 몸통과 사지의 운동·감각 기능이 모두 소실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의학적으로는 사지마비(tetraplegia)라고도 부르는데,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을 타인의 도움에 의존해야 하는 중증 장애 상태입니다.

필립 주변의 사람들은 그를 끊임없이 '환자'로만 대합니다. 과도하게 조심스럽고, 늘 측은한 시선을 보냅니다. 반면 드리스는 달랐습니다. 그는 필립에게 거리낌 없이 농담을 건네고, 불편한 진실도 직접 말하며, 무엇보다 그를 '그냥 사람'으로 대합니다. 이 차이 하나가 두 사람의 관계를 완전히 바꿔놓습니다.

제가 직접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꼈는데, 처음에는 저도 필립 곁의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실수할까 봐 필요한 말만 겨우 했고, 도움을 주는 것 자체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함께하던 분이 먼저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풀어주셨습니다. 그분이 직접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불쌍하게 보는 게 제일 싫어요."

그 한 마디에 제가 얼마나 큰 실수를 하고 있었는지 바로 깨달았습니다. 동정심(sympathy)과 공감(empathy)은 다릅니다. 동정심이란 상대방을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두고 측은하게 여기는 감정인 반면, 공감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 감정을 함께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드리스가 필립에게 건넨 것은 동정이 아닌 공감이었고, 그게 진짜 관계의 시작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실제로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약 42%가 일상생활에서 차별이나 편견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숫자로 보니 더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영화 속 이야기가 단순한 미담이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도 반복되고 있는 현실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드리스가 필립의 삶에서 해낸 역할을 영화에서는 '사회적 통합(social inclusion)'이라는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사회적 통합이란 장애, 계층, 인종 등의 차이와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이 동등하게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드리스는 전문 복지사도, 의료인도 아니었지만 필립을 가장 자연스럽게 사회 속으로 끌어들인 사람이었습니다.

편견 극복,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우정 영화'겠거니 하고 가볍게 접근했는데, 계속 마음에 걸리는 장면들이 생겼습니다. 특히 필립이 드리스에게 처음으로 농담을 되받아치는 장면. 그 짧은 순간에 필립이 얼마나 오랫동안 그런 대화를 목말라 했는지가 느껴졌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영화 이론 측면에서 보면 사회적 낙인(social stigma) 극복의 과정으로 읽힙니다. 사회적 낙인이란 특정 속성(장애, 빈곤, 인종 등)을 가진 사람에게 사회가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붙이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이 정리한 개념으로, 낙인이 일단 붙으면 당사자는 그 역할에 맞게 행동하도록 압력을 받습니다. 필립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늘 환자 취급을 받을 때, 그는 이미 낙인의 피해자였습니다.

드리스는 그 낙인을 의식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어쩌면 가장 강력한 편견 극복의 방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에서 드리스와 필립이 관계를 쌓아가는 방식을 보면 몇 가지 공통된 흐름이 보입니다.

  • 상대를 '역할'이 아닌 '사람'으로 먼저 바라본다
  • 불편한 주제도 유머로 풀며 심리적 거리를 좁힌다
  • 일방적인 도움이 아닌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만든다
  • 각자의 결핍을 서로가 채워주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간다

제 경험상 이건 봉사활동에서도 똑같이 작동했습니다. 제가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역할을 내려놓고 그냥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을 때, 처음의 어색함이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우고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영화가 두 사람의 관계를 다소 빠르게 진전시키는 부분은 있습니다. 현실에서 심리적 장벽(psychological barrier), 즉 서로 다른 환경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을 여는 데 드는 시간과 감정적 비용은 영화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향성 자체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관계는 조건이 아닌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것, 이 영화가 2시간 동안 설득력 있게 보여준 사실입니다.

국내에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적 사회 참여를 높이기 위한 정책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 따르면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콘텐츠 다양화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영화나 미디어를 활용한 감수성 교육의 효과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장애인개발원).

「언터처블: 1%의 우정」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 가지 질문이 오래 남았습니다. 지금 제 주변에 필립처럼 '환자'나 '도움받아야 할 사람'으로만 대우받고 있는 분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질문입니다. 드리스처럼 거창한 변화가 아니어도 됩니다. 그냥 먼저 말을 걸고, 웃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하는 것. 어쩌면 진정한 관계는 그렇게 별것 아닌 데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불편하지 않고 따뜻하게 느껴졌다면, 그 따뜻함을 일상에서 한 번이라도 실천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EC%96%B8%ED%84%B0%EC%B2%98%EB%B8%94+1%25%EC%9D%98+%EC%9A%B0%EC%A0%95+%EA%B2%B0%EB%A7%90%ED%8F%AC%ED%95%A8+%EC%98%81%ED%99%94%EB%A6%AC%EB%B7%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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